"밥 먹다가 딱 소리가 났는데 앞니가 조금 깨졌어요."
이렇게 오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오시는 경우도 있고, 특별한 일이 없었는데 어느 날 거울을 보니 한쪽이 짧아져 있더라는 분도 계십니다.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요. 깨진 자리를 보면서 "이 정도면 괜찮은 건가"를 먼저 가늠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판단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부터 드리겠습니다.
앞니가 깨졌을 때 당장 무엇을 하나요?
떨어져 나온 조각이 있으면 버리지 마시고 가져와 주세요. 날카로운 단면이 혀나 입술을 긁는다면 그 부분을 먼저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조각을 챙기시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상태가 괜찮으면 그대로 쓸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쓰지 못하더라도 원래 형태와 두께가 어땠는지를 알려 주는 자료가 됩니다. 마른 휴지에 싸 두면 부스러지기 쉬우니 작은 통에 담아 오시고, 깨끗하게 만들려고 문지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 사이에 하시면 좋은 것도 몇 가지 있습니다.
- 단면이 날카롭다면 그쪽으로 혀를 대지 마시고, 입술 안쪽이 쓸린다면 알려 주세요.
- 그쪽으로 씹지 마세요. 이미 약해진 면에 힘이 더 실립니다.
- 찬 것과 뜨거운 것은 당분간 피하시는 편이 편합니다.
그냥 두면 안 되나요?
앞니는 음식을 끊어 내는 자리라 깨진 면에 계속 힘이 실립니다. 처음에는 작았던 범위가 조금씩 넓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겁을 드리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당장 큰일이 나는 경우보다는 천천히 조건이 달라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깨진 면은 매끈하지 않아 그 자리에 색이 지기 쉽고, 단면이 날카로우면 입술이나 혀가 반복해서 쓸립니다.
그래서 서두르시라는 뜻이 아니라, 선택지가 줄어들기 전에 어디까지 깨졌는지만 확인해 두시면 된다는 쪽으로 말씀드리게 됩니다. 범위가 좁을 때 할 수 있는 처치와 넓어진 뒤에 해야 하는 처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디까지 깨졌는지를 왜 먼저 보나요?
겉으로 보이는 크기와 안쪽 상태가 늘 같이 가지는 않습니다. 작아 보여도 안쪽까지 갔을 수 있고, 커 보여도 바깥층에서 멈춰 있을 수 있습니다.
치아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깥을 감싸는 단단한 층이 있고, 그 안쪽에 조금 무른 층이 있으며, 가운데에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갑니다. 어느 층까지 깨졌는지에 따라 느끼는 증상도 필요한 처치도 달라집니다.
여기서 많이 하시는 오해가 하나 있는데요. 아프지 않으니 가벼운 것이라고 보시는 것입니다. 바깥층에서 멈추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이 맞지만, 안쪽까지 갔는데도 당장은 조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통증은 범위를 알려 주는 믿을 만한 신호가 아닙니다.
그래서 눈으로 보는 것에 더해 촬영으로 안쪽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겉색만으로는 안쪽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은 충치를 찾을 때와 같은데요. 그 과정은 치아 사이가 까맣게 보이는데 충치인가요? 확인하는 방법과 지켜보는 경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범위에 따라 선택지가 어떻게 갈리나요?
| 깨진 범위 | 대체로 이렇게 봅니다 |
|---|---|
| 가장자리가 아주 조금 | 날카로운 면을 다듬어 정리하는 선에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
| 바깥층에 머문 작은 범위 | 그 자리를 메우는 처치로 한 번에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 형태나 길이까지 달라짐 | 앞면을 덮어 형태를 다시 만드는 방식을 검토합니다 |
| 신경까지 닿음 | 신경 쪽 처치를 먼저 하고, 그 뒤에 덮는 방식을 함께 봅니다 |
표는 대체적인 갈림길이고 실제로는 맞물림과 남아 있는 두께를 함께 봅니다. 같은 크기로 깨졌어도 위아래가 맞부딪히는 자리인지 아닌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세 번째 줄, 앞니 끝이 조금 상해서 형태만 손보면 되는 경우는 따로 정리해 둔 글이 있습니다. 어떤 상태일 때 검토 대상이 되는지는 라미네이트 삭제량은 얼마나 되고, 얇으면 이물감이 느껴질까요?를 보시면 됩니다. 네 번째 줄처럼 신경까지 갔을 때 왜 덮는 과정이 따라오는지는 인천 검단에서 야간·주말 진료 치과를 찾을 때 확인할 것들에 적어 두었습니다.
메우는 것과 덮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요?
범위와 안쪽 상태로 갈립니다. 작게 깨졌고 안쪽이 안정적이면 그 자리를 메우고, 형태나 길이까지 다시 만들어야 하면 앞면을 덮는 쪽을 봅니다.
메우는 처치는 대체로 한 번에 끝나고 다듬는 양도 적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변하거나 닳을 수 있다는 점은 미리 들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앞니는 눈에 띄는 자리라 그 변화가 비교적 빨리 보입니다.
덮는 쪽은 형태와 색을 함께 손볼 수 있지만 치아를 조금 다듬는 과정이 들어갑니다. 얼마나 다듬는지, 얇게 만들면 이물감이 어떤지는 무삭제 라미네이트, 치아가 두꺼워 보일 수 있을까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느 쪽을 보게 되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어느 쪽이든 깨진 범위를 확인한 다음에 정하는 순서는 같습니다. 방법을 먼저 정해 놓고 상태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보고 방법이 따라옵니다.
보철물이 깨진 것과 자연치아가 깨진 것은 다른가요?
다릅니다. 붙여 둔 세라믹이 깨진 것과 내 치아가 깨진 것은 확인하는 순서가 다릅니다.
보철물이 깨진 경우에는 그 보철물을 어떻게 할지와 아래에 있던 치아가 괜찮은지를 보게 됩니다. 덮개가 상한 것이라 안쪽은 멀쩡한 경우가 많지만, 틈이 생겼다면 그 사이로 들어간 것이 없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자연치아가 깨진 경우에는 순서가 반대입니다. 깨진 깊이가 어디까지인지부터 보고, 그다음에 무엇으로 채울지를 정합니다. 덮개가 아니라 본체가 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붙여 둔 보철물이 있는 상태에서 깨지셨다면 어느 쪽인지 헷갈리실 수 있는데요. 세라믹 쪽에서 생기는 문제와 그때의 대응은 라미네이트 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시 깨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조심하나요?
같은 자리가 되풀이해서 상하는 분들은 대체로 습관이 비슷합니다.
- 얼음을 깨무는 것 — 앞니에 가장 큰 충격이 한 번에 실립니다.
- 병뚜껑을 치아로 여는 것 — 방향이 치아가 버티도록 생긴 방향이 아닙니다.
- 질긴 것을 앞니로 끊는 것 — 오징어나 마른안주가 대표적입니다.
- 손톱을 물어뜯거나 펜을 깨무는 것 — 작은 힘이지만 같은 자리에 반복됩니다.
하나 더 보셔야 할 것이 자면서 이를 갈거나 무는 습관입니다. 깨어 있을 때와 달리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밤마다 되풀이되면 자연치아에도 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침에 턱이 뻐근하거나 치아 끝이 평평하게 닳아 있다면 그 가능성을 함께 보게 되고, 확인되면 마우스피스 착용을 검토합니다.
내원하실 때 언제 어떻게 깨졌는지, 그 뒤로 시린 느낌이 있었는지를 알려 주시면 확인이 빨라집니다. 떨어져 나온 조각이 있다면 함께 가져와 주세요. 깨진 모양도 남아 있는 두께도 사람마다 달라서, 안내드리는 방향 역시 조금씩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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