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즈를 물고 있는데도 피가 계속 나와서요."
사랑니를 뽑고 집에 가신 분들께 가장 많이 받는 연락입니다. 대개는 밤에, 그것도 조금 당황하신 목소리로 오는데요. 말씀을 들어 보면 상처가 아물어 가는 정상적인 경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중에 확인이 필요한 경우도 섞여 있어, 둘을 어떻게 가르는지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랑니를 뽑은 뒤 피가 나는 건 정상인가요?
뽑은 직후에 피가 비치는 것은 아무는 과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치아가 있던 자리에 피가 고여 굳으면서 덮개를 만드는데, 그 덮개 아래에서 잇몸이 차오릅니다.
여기서 순서를 거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피가 나오는 것이 문제이니 빨리 멎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 것인데요. 실제로는 그 피가 자리를 잡아 굳어 주어야 다음 단계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회복 관리의 목표는 피를 당장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생긴 덮개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글의 나머지 내용은 전부 그 한 가지에서 나옵니다. 거즈를 왜 그만큼 물고 있는지도, 침을 왜 뱉지 않는 편이 나은지도 같은 이유입니다.
거즈는 얼마나 물고 있어야 하나요?
두 시간쯤 꾹 물고 계시도록 안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뽑은 범위와 그날의 상태에 따라 안내가 달라지므로, 당일에 받으신 안내가 있다면 그쪽을 기준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거즈가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상처를 일정한 힘으로 계속 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피가 고여 굳을 시간이 생기는데요. 문제는 그 힘이 중간에 끊기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진료실에서 되짚어 보면 길어지신 분들의 사정이 대체로 둘 중 하나입니다.
- 말씀을 많이 하셨다 — 턱이 움직이면 누르는 자리가 조금씩 어긋납니다.
- 궁금해서 자주 꺼내 보셨다 — 확인하는 그 몇 초마다 눌림이 풀립니다.
답답하시겠지만 그 시간만큼은 거즈를 그대로 두시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피가 배어 나와 거즈가 흠뻑 젖었다면 새것으로 바꾸시되, 바꾼 뒤에도 같은 세기로 다시 물어 주셔야 합니다.
침이나 피는 뱉어도 되나요?
뱉기보다 삼키시는 편이 낫습니다. 뱉을 때 입안에는 순간적으로 빨아들이는 힘이 생기는데, 그 힘이 굳은 피를 떼어 낼 수 있습니다.
입에 고인 것을 그대로 삼키는 일이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뱉는 동작 자체가 상처에 손을 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같은 이유로 피하시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 빨대 — 빨아들이는 동작이 바로 그 힘을 만듭니다.
- 담배 — 들이마시는 힘에 더해 아무는 속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 세게 입을 헹구는 것 — 물살이 덮개를 직접 밀어냅니다.
입안이 개운하지 않아 헹구고 싶어지는 때가 오는데요. 그 자리를 건드리지 않고 입에 물을 머금었다가 고개를 숙여 흘려보내는 정도로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언제부터 평소처럼 헹궈도 되는지는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내원하셨을 때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혈이 길어지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요?
같은 사랑니라도 뽑는 과정이 제각각이라, 피가 비치는 기간도 사람마다 갈립니다.
| 이런 경우 | 왜 길어질 수 있나요 |
|---|---|
| 잇몸에 덮여 있던 사랑니를 열고 뽑은 경우 | 잇몸을 연 면적이 있어 아물 자리가 그만큼 넓습니다 |
| 뼈를 다듬는 과정이 함께 있었던 경우 | 치아만 빼낸 경우보다 상처가 깊습니다 |
| 혈압이 높거나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경우 | 피가 굳는 속도가 평소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 뱉거나 빨대를 쓰는 등 입안에 힘을 준 경우 | 자리 잡던 덮개가 떨어졌을 수 있습니다 |
약을 드시고 계시다면 임의로 멈추지 마시고 미리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복용 사실을 알고 있으면 거즈를 무는 시간이나 지혈하는 방법을 그에 맞춰 안내드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르는 채로 진행하면 왜 멎지 않는지를 뒤늦게 찾게 됩니다.
이런 사정이 없다면 대개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줄어드는 경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고, 위에 적은 조건들이 영향을 줍니다.
굳은 피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덮개가 사라지면 그 아래 뼈가 드러나는데, 이 상태를 드라이소켓이라고 부릅니다. 아픔이 길어지고 덧날 수 있어 며칠 동안은 그 자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겁을 드리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조심해야 하는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며칠을 넘기면 그 뒤로는 평소 생활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 며칠 동안 지키실 것은 아래 정도입니다.
- 혀로 확인하지 않기 —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혀를 대 보시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 손가락이나 이쑤시개를 대지 않기 — 무언가 끼었다고 느껴져도 직접 빼지 마시고 알려 주세요.
- 딱딱하거나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 씹는 힘과 온도가 모두 자극이 됩니다.
- 뽑은 쪽 반대편으로 씹기 — 반대쪽을 쓰시면 그 자리를 자연히 건드리지 않게 됩니다.
붓기는 또 다른 이야기인데요. 처음 이틀 정도는 차게 대 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에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안내받으신 대로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술과 담배는 일주일 정도 쉬시도록 권해 드리는 경우가 많고, 땀이 많이 나는 운동과 사우나도 같은 기간으로 보시면 됩니다.
어떤 증상이면 치과에 연락해야 하나요?
거즈를 갈아도 선홍색 피가 멎지 않거나, 아픔이 날마다 심해지거나, 얼굴까지 부어오르는 경우에는 다음 예약을 기다리지 마시고 연락해 주세요.
아래 네 가지는 "지켜보자"의 범위를 벗어난 신호로 봅니다.
- 거즈를 새로 물었는데도 선홍색 피가 계속 배어 나온다
- 아픔이 줄지 않고 날마다 심해지고, 입에서 나는 냄새가 전과 다르다
- 피가 멎지 않으면서 얼굴 바깥쪽까지 붓는다
- 며칠이 지났는데도 같은 정도의 출혈이 이어진다
반대로 침에 분홍빛이 섞여 나오거나, 뽑은 쪽 볼이 하루 이틀 부었다 가라앉는 정도는 그 기간에 흔히 겪는 경과입니다. 구분이 어려우실 때는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전화로 상태를 알려 주시면 됩니다.
사랑니를 뽑은 날은 대개 평일 낮이지만, 불편이 커지는 시간은 밤이나 주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시간에 어디로 연락할 수 있는지는 인천 검단에서 야간·주말 진료 치과를 찾을 때 확인할 것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잇몸에서 나는 피와 같은 건가요?
다릅니다. 뽑은 자리에서 비치는 피는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고, 칫솔질할 때 같은 자리에서 되풀이해 나는 피는 그 부위에 염증이 자리 잡았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둘 다 "잇몸에서 피가 난다"고 표현하게 되지만 경과가 정반대로 갑니다. 발치 후 출혈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고, 염증에서 오는 출혈은 두어도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잦아집니다.
대처도 반대입니다. 뽑은 자리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관리이지만, 염증이 있는 잇몸은 피가 난다고 피해서 덜 닦으면 치태가 더 쌓여 염증이 이어집니다. 어느 쪽인지 헷갈리신다면 잇몸에서 피가 나는데 치료해야 하나요? 잇몸 질환의 신호와 단계에서 반복되는 출혈이 어떤 신호인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뽑기 전에는 무엇을 확인하나요?
사랑니는 구강에서 가장 안쪽에 나는 어금니이고, 정식 명칭은 제3대구치입니다. 자리가 좁다 보니 바르게 서지 못하고 비스듬히 눕거나 잇몸에 덮인 채로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뽑기 전에 어떤 모양으로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 평면 엑스레이는 대략적인 위치를 보여 주고, 3차원 촬영은 뿌리의 생김새와 주변 구조까지의 거리를 입체로 확인하는 데 쓰입니다.
- 아래쪽 사랑니는 턱뼈 안을 지나는 신경과 가까이 있을 수 있고, 위쪽 사랑니는 코 옆 빈 공간과 인접할 수 있어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둡니다.
- 입을 오래 벌리고 있게 되므로 턱 주변에 일시적인 뻐근함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잦으시다면 미리 말씀해 주세요.
모든 사랑니를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르게 나서 잘 닦이고 주변에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면 두고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옆 어금니의 뿌리를 누르고 있거나, 잇몸에 덮여 반복해서 붓거나, 충치와 잇몸 질환을 거듭 만들고 있다면 그때 뽑는 쪽을 검토하게 됩니다.
뽑은 다음의 관리가 결과를 많이 가른다는 점은 다른 외과적 처치와 같습니다. 잇몸을 열고 진행하는 치료에서 그 자리를 건드리지 않고 아물 시간을 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임플란트 후 회복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에도 같은 맥락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내원하실 때 드시는 약과 앓고 계신 질환, 전에 뽑으면서 겪으신 일을 알려 주시면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치아가 놓인 모양도 아무는 속도도 사람마다 달라서, 안내드리는 내용 역시 조금씩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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